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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동생의 결혼, 그리고 내 마음

쭈플레이스 2025. 8. 18. 22:19

이혼 후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을 때, 동생은 내가 집에 들어온 지 반년 만에 결혼을 했다.
그 6개월 동안 나는 동생의 결혼 준비를 함께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도와줄 수 있다는 게 즐겁고 보람 있었지만, 내 마음 한켠은 늘 조금 아려왔다. 뭐라 딱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었지만 말이다.

 

동생은 형편을 깊게 따지지 않고 새 아파트로 신혼집을 마련했다. 아빠와 나는 많이 걱정했는데, 막상 그 집에 가 보니 “좋긴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아빠가 그러셨다.
“네 언니는 궁상떨면서 오래된 집 전전하며 4년마다 이사했는데, 차라리 무리해서라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
순간 마음이 아팠다. '나도 그렇게 살고싶어서 산건 아닌데...' 그리고 '그 때는 그 선택을 한 이유가 있었을 것인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빠가 나를 비교하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했고, 억울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회사 선배의 집들이에도 다녀왔다. 선배 역시 결혼을 앞두고 새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집이 정말 멋졌다. 돌아오는 길에 부러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단순히 집이 부러운 게 아니었다. 그날 일기를 쓰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런 집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면… 이런 결말은 없었을까?”

 

나는 늘 내 집 마련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전 남편은 집에는 관심이 없었고, 청소나 정돈에도 무심했다. 그래서 늘 집은 어수선했고, 청소는 나의 몫이었다. 일하느라 바쁜데 주말마다 먼지와 어지러움 속에서 답답함이 쌓여갔다.
그래서 친정으로 돌아와 짐을 다 버리고, 내 방을 필요한 것만으로 다시 꾸몄을 때 느낀 자유로움은 정말 컸다. 아침마다 이불 정리만 해도 행복했다. 결혼생활에서 하지 못했던 작은 일들을 지금 하고 있다는 게 기분 좋았다.

 

결론적으로,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았다 해도 우리의 결말은 같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동생과 선배의 새집이 부럽긴 했지만, 결국 부러움은 거기서 끝났다.

 

그런데 내 일기를 몰래 본 딸이, 어느 날 아빠 앞에서 “엄마가 이모 집 부럽대!”라고 말해버렸다. 난 너무 당황했고, 그건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순간 민망함을 넘기느라 웃어넘겼다. 나중에 아빠는 내게 “너도 질투가 있냐?” 라고 물으셨다.
질투라기보다는, 그냥 그들을 통해 내 지난 결혼생활을 돌아본 것뿐이었는데...

 

동생 결혼식이 다가올수록 내 마음은 복잡했다. 사실 난 동생 결혼 전까진 이혼을 버텨보려고 했다. 내 이혼 때문에 동생이 곤란해지진 않을까, 괜히 누가 수군대진 않을까…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인지 더 열심히 결혼 준비를 도와주고 싶었다.

 

결혼식 당일, 가장 두려웠던 건 ‘모두 앞에서 남편 없는 내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었다. 다행히 친척들은 내게 직접 묻진 않았다. 그런데 신부대기실에서 가족사진을 찍을 때, 사진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짝꿍은 어디 가셨어요?”
그 순간, 반사적으로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웃프고 당황스러운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동생의 결혼식 날, 내겐 기쁨도 있었지만 동시에 미안함도 컸다. “내 이혼 때문에 동생이 밑보이지는 않을까…” 계속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 하지만 다행히 결혼식은 무사히 지나갔고, 동생은 그날의 주인공으로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바랐다.
내 동생만큼은, 나처럼 아픈 일을 겪지 않고… 끝까지 온전히 행복하기를.
그 마음만큼은 순도 100%의 진심이었다.

 

[에필로그]

  • 동생의 결혼을 보며 마음이 복잡했지만, 결국 내가 바란 건 단 하나, 동생의 행복이다.
  • 남의 행복을 보며 부럽기도 했지만, 그건 곧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그 부러움은 질투로 이어지지 않고, 비슷한 경험을 한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느낀점을 토대로 내 삶을 새로 꾸려나가는 중이다.
  • 내가 이혼일기를 쓰고 있는 이유도,
    결국 마주하기 싫은 나의 아픈 지난날을 들여다보며 더욱 단단해지는 내가 되기 위해서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