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7년 반의 결혼 생활은
판사 앞에서 고작 5분 만에 끝이 났다.
판사는 단 하나의 질문만 했다.
"아이가 아빠랑 살게된다는 것은 알고있나요?"
그 외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이혼 접수 후 3개월,
나는 이 3개월이 마치 3년만큼이나 길게 느껴졌다.
혹시 그가 '마음을 바꿔서 이혼을 안 한다고 하면 어쩌지?' 하는, 말도 안 되는 불안감도 괜히 올라왔다.
이제와서 돌이킬 마음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그날이 오기까지의 감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D-day,
법원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번호표를 뽑는 일이었다.
이혼조정이나 판결이 ‘순번’으로 호출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대기실 의자에는 3개의 좌석이 한 줄로 붙어 있었는데
어떤 부부는 한 칸을 비우고 앉았고,
어떤 부부는 붙어 앉아 있었다.
그 거리감이 그들의 마음처럼 보였다.
이혼을 기다리는 정말 다양한 부부들이 있었다.
표정도, 나이도, 분위기도 전부 제각각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어딘가에서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부부도 있었는데
그걸 보던 남편은 “저기 봐봐, 싸운다?!”하며
흥미로운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나도 "아, 진짜?"하며 구경했는데
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꽤 서로 잘 지내는 커플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참 이상하지만
그래도 잘 지냈던 시간의 기억에서
우리는 '친구'같았기에...
그냥 마지막마저 우리답게, 이혼했다.
나는 차에 올라 판결문을 접수하러 구청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짧은 이동 중에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났다.
이혼이 슬퍼서도, 후회가 되어서도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이혼을 원했고, 그 선택에 단 한 치의 미련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 눈물이 났다.
아마도...
언젠간 이혼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 ‘언젠가’가
정말 ‘지금’이 되었기 때문일까.
허무함이었을까, 해방감이었을까, 지난날 나를 위로하는 마음이었을까?
지금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했다.
그날, 나는 내 인생의 한 장을 확실히 덮고 나왔다는 것.
그리고 그 다음 장은,
이제 정말 '나의 이야기로 채워질 차례'라는 것
죽을 것 같았고, 죽고 싶었지만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 에필로그
이 글은 ‘나의 이혼일기’의 첫 번째 글입니다.
저에게 이혼은 끝이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나답게' 살수있는 여정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글에서 결혼 생활, 이혼 결심, 그 이후의 삶까지...
뭐부터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써내려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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